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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패배, 벤투 감독에게 화가 나는 이유

Dalia7 2021. 3. 26. 08:17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지난 3월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친선 평가전에서 0대 3으로 대패했습니다. 손흥민을 비롯한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이라 어느 정도 수긍은 가는데요. 하지만, 이번 한일전 패배를 보면서, 갑자기 벤투 감독에게 화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축구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번 한일전 패배의 원인과 앞으로 벤투호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지,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한일전 경기 결과

 

한일전-승리후-기뻐하는-일본선수들
한일전 승리후 기뻐하는 일본 선수들

 

우리 대표팀은 지난 3월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친선 평가전에서 0대 3으로 대패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전반 16분 야마네 미키(가와사키 프론탈레)에게 먼저 선제골을 내줬는데요.

 

그리고 약 10분 뒤인 전반 27분, 역습 위기에서 가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에게 추가 실점했습니다.

 

후반전에도 우리 대표팀은 계속 밀렸는데요. 후반 37분, 엔토 와타루(슈투트가르트)에게 3번째 골까지 허용하며, 한일전 역사상 가장 힘없이 완패당한 경기가 되었습니다.

 

 

경기를-지켜보고있는-파울루벤투-대표팀-감독
경기를 지켜보고있는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

 

한편, 이번 한일전 0대 3 대패는 1974년 1대 4 패배와 지난 2011년 '삿포로 참사'로 기억되는 0대 3 패배와 함께, 역대 한일전을 통틀어 가장 큰 점수 차 패배로 기록되었는데요.

 

최근 대표팀이 한일전에 패한 것은 2013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1대 2 패배 이후 처음입니다.

 

이로써, 우리 대표팀은 상대 전적 80전, 42승 23무 15패가 됐는데요. 하지만, 이번 한일전이 어이없는 완패라는 점에서 한동안 벤투호는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의 인터뷰

일본이 이길 자격 충분했다.

책임은 내가 진다.

 

 

이번 한일전을 끝나고,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영상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번 한일전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했습니다.

 


Q. 후반전에 좀 나아졌다. 하프 타임에 어떤 지시를 내렸나?

 

Answer

우선 전혀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 실수가 많이 나왔다. 볼을 위험 지역에서 빼앗기는 장면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실점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그러나, 일본팀이 더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패배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정당한 패배였다.

 

 

한일전-패배후-생각에-잠긴-벤투감독
한일전 패배후 생각에 잠긴 벤투 감독

 

Q. 한일전에 대한 의미를 잘 알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경기를 원했던 건가?

 

Answer

한일전 제의가 처음 들어왔을 때,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수락했다. 그때만 해도, 많은 준비와 계획을 구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어려운 부분들이 발생했었다. 바뀐 점도 많았다. 하지만,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한일전에 대한 의미는 잘 알고 있다.

(제 생각에는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준비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는 일본팀이 우리보다 더 나았다. 더 나은 상대를 만났기 때문에 승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상대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이길 자격이 충분했다.

 

우리는 패배를 돌이켜보고, 개선할 점을 찾고 나아가야 한다. 전력 차는 있었고, 앞으로 잘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Q. 이강인의 제로톱 전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Answer

전략이었다. 제로톱을 통해 상대 수비 라인의 균열을 꾀하려고 했었다.

 

상대 수비가 우리를 압박할 때, 포지션에서 끌어낼 수 있다면 그 빈틈을 2선에 있던 윙어(나상호, 이동준)와 섀도우 스트라이커(남태희)가 침투하는 움직임을 보이길 원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잘 나오지 않았던 거 같다. 전반전에 이강인이 공을 받으러 내려오고, 중앙에서 공격을 펼치려고 했다.

 

후반전이 좀 나아졌다고 하지만, 이강인 제로톱 전술은 상대 전술을 보고 선택한 것이었다. 하지만, 잘 이뤄지지 않은 점을 인정한다.

 

 

한일전-패배를-인정하는-벤투감독
한일전 패배를 인정하는 벤투 감독

 

Q. 해외파를 소집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Answer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해외파 선수들이 출전했다면, 결과가 달라졌다고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직하지 못한 답변은 하기 싫다. 동의하게 되면 변명만 될 뿐이다. 이번 소집뿐만 아니라, 작년 11월 소집 때도 많은 어려움이 존재했었다.

 

우리 플레이 스타일을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여러 가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번 패배의 결과는 모두 내가 책임지겠다.

 


이렇게, 파울루 벤투 감독은 경기 후,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했는데요.

 

한편으로는 예전의 다른 감독처럼, 주축 선수들이 빠져서 패배했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지 않아서, 어떤 면에서는 괜찮은 인터뷰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터뷰와는 상관없이, 이번 한일전의 경기하는 과정이나 결과를 보면, 불현듯 벤투 감독에게 화가 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벤투 감독에게 화가 나는 이유

이번 한일전에는 손흥민(29, 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한 황의조(29, 보르도), 황희찬(25, 라이프치히), 김민재(25, 베이징 궈안), 황인범(25, 루빈 카잔) 등 주축 선수들이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합류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반해, 일본은 주축 선수들을 모두 불러 모은 거의 100% 전력을 갖췄는데요. 이미 경기 전부터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대표팀-주장-김영권의-한일전-경기모습
대표팀 주장 김영권의 한일전 경기 모습

 

아무리 그래도, 이번 한일전은 말 그대로, 역대 최악의 한일전였습니다.

 

많은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경기 내용은 어느 하나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울 정도로 실망적이었습니다.

 

 

① 공격에서의 날카로움은 사라져 버렸고, 90분 동안 한차례의 유효슈팅도 없었습니다.

 

② 수비는 경기 내내 엉성했습니다.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 강조했던 후방 빌드업이 전혀 없었습니다.

 

③ 오히려, 수비 진영에서 볼을 돌리다가 볼을 빼앗기며, 위기를 자초하는 장면이 경기 내내 있었습니다.

 

④ 특히, 이강인을 전방 원톱 공경수로 내세운 전략도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벤투 감독의 가장 큰 전술적 실패

이 가운데, 이번 한일전에서 가장 큰 전술적 실패는 바로, 이강인의 전방 제로톱 전략이었던 거 같습니다.

 

 

이번 한일전에서 벤투 감독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원 톱 공격수로 이강인을 기용했는데요. 발렌시아에서도 좌우 윙포워드와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뛴 경험이 있어서, 완전히 생소한 포지션은 아니었습니다.

 

정말, 경기 시작 전까지만 해도, 너무나 신선한 전술이라 박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강인-한일전-경기모습
이강인의 한일전 경기모습

 

하지만, 손흥민과 황의조 등, 주력 공격수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공격적인 재능을 갖춘 이강인 혼자서, 골 득점까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차라리, 이강인을 공격수로 내세우더라도, 직접 골을 넣는 전방 원톱보다는 칼 같은 패스로 다른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이강인 본래의 장점을 살려줬어야 한다는 게, 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이강인을 앞세운 대표팀의 공격력은 전혀 힘을 발휘할 수가 없었고, 상대 수비에 가로막힌 채 답답한 공격력을 보여줬습니다.

 

급기야, 벤투 감독은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이강인을 교체하고, 스트라이커 이정협을 투입했는데요. 이미 0대 2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번 한일전에서 무리한 이강인의 원톱 기용은, 이강인의 장점인 찬스 메이킹 장면도 만들지 못했고, 그냥 이강인의 재능만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일본 대표팀이나 일본 국민들은 얼마나 좋아했을까요?

 


그래도 벤투 감독이 잘한 전술

 

한일전에서-선방쇼를-펼친-김승규-골키퍼
한일전에서 선방쇼를 펼친 김승규 골키퍼

 

물론 평가전이기 때문에, 이런 여러 가지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후방 빌드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후반전에 바로 김승규 골키퍼로 교체한 것도 잘 선택한 전술인 거 같습니다.

 

김승규는 한국이 0대 2로 끌려가던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어, 여러 차례 슈퍼 세이브를 선보였는데요. 만약, 김승규의 선방이 없었다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엄청난 대량 득점을 허용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말 많고 탈 많던 한일전은 끝났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대표팀은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15일까지, 한국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전을 준비해야 되는데요.

 

이번 한일전을 쓰라린 패배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번 한일전의 완패를 보면서, 갑자기 벤투 감독에게 화도 나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한일전을 교훈 삼아, 폭넓은 선수 기용과 더 나은 전술 운영을 펼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벤투감독에게 한일전이란 어떤 의미일까?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한일전이란 어떤 의미일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다가오는 3월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친선 평가전을 펼칩니다. 우리 국민들이야, 당연히 한일전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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